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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잎사귀에 숨어 물이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다.

깊은 속살을 보여주며 끝없이 곁에 다가와 속삭이나 듣지 못하는  화평.

마음속 거룩함은 이미 멀리 있다.

다가서려다 망설이며

피우려다 말다를

반복의 젖은 담배의 물컹함.

기다려보라, 기다려보겠다는 서로의 흰말속에

꿈은 파도와 같이 부서지리라.

한참을 머뭇거리던 나와

숲의 그늘 밑에서 이야기 들려주던 물의 소리가 갈 길을 잃어버릴 무렵.

비에 젖은 숲의 걸쭉한 내음이

강을 따라 헤아릴 수 없이 밀려온다.

평안한 삶의 비밀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향기를 맡는 것만을도, 듣는 것만으로도

깊고 가득히 밀려온다는 것.

숲과 물결은 내게 말하고 있다. 

발췌='죽과 선' LINK